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은 다양한 교육 자원 속에서 살아갑니다. 명문 학군, 고등학교 다양화, 사교육 중심지 등 여러 키워드가 서울을 떠올리게 하죠. 그런데 과연 이런 교육 환경이 '경제교육' 측면에서도 충분히 잘 작동하고 있을까요? 오늘날 경제교육은 단순히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배우는 차원이 아니라, 사회를 이해하고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하는 힘입니다. 특히 서울 청소년들에게는 더 깊이 있고 체계적인 경제학습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서울 청소년의 경제교육 현실을 ‘학교차이’, ‘교육 인프라’, ‘정책 지원’ 세 가지 키워드로 분석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학교마다 다른 경제교육, 왜 이렇게 차이 날까?
서울은 교육 인프라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제교육은 생각보다 일관되지 않습니다. 학교마다 교과과정 편성, 교사의 전문성, 동아리 활동 운영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고등학교는 ‘경제’ 과목이 정규 수업에 포함되어 있고,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교재가 제공됩니다. 심지어 경제 관련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거나 주식 모의투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또 다른 학교에서는 경제교육이 단순히 ‘사회’ 과목 일부에 짧게 언급되는 수준에 그칩니다. 동아리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관련된 비교과 활동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차이는 결국 학생들이 접하는 경제지식의 깊이와 폭에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 서초, 송파처럼 사교육 중심지에 위치한 학교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반면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지역에서는 경제교육 기회가 제한됩니다. 결국 가정의 배경과 학교의 여건에 따라 경제교육 격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격차는 학생들의 경제이해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진로 선택, 자산관리 태도, 사회 참여 의식까지 영향을 줍니다. 학교마다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울의 교육 인프라, 기회는 있는데 활용은 미비
서울은 명실상부한 교육 자원의 중심지입니다. 다양한 공공기관, 박물관, 체험센터, 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 수많은 기회가 존재하죠. 서울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나 서울경제교육센터, 금융감독원 체험관 등도 서울 청소년들이 경제를 재미있고 실용적으로 배울 수 있는 좋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인프라가 ‘모든 청소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부 학교나 학생은 이런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보 부족이나 접근성 문제로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체험 프로그램이 특정 시간대에만 운영되거나, 사전 신청 방식이 복잡하면 참여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경제교육 관련 자료가 실제 생활과 동떨어진 이론 중심일 경우, 학생들의 흥미와 이해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경제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데, 실생활과 연계되지 않으면 청소년들에게 경제는 그저 ‘어려운 말’로만 남게 됩니다.
서울이라는 환경은 분명 기회의 땅입니다. 그러나 그 기회를 학생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더욱 필요합니다. 학생이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이 아니라, 교육이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는 구조가 되어야 진정한 인프라 활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책의 방향,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서울시와 교육청은 다양한 청소년 경제교육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금융리터러시 강화, 경제활동 체험 지원, 창업교육 확대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실제로 일부 정책은 상당히 유용하며, 청소년 진로 설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 대부분은 여전히 ‘어른의 시각’에서 설계된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 입장에서 재미있고 실용적인 콘텐츠가 부족하거나, 정책 홍보가 미흡해 현장에서 잘 전달되지 않는 문제도 존재합니다. 예컨대 학생들은 체험형 콘텐츠를 원하지만, 정책은 여전히 강의 중심의 일방적인 전달 구조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학교가 정책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교사의 참여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려면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합니다. 첫째, 청소년 참여 중심의 기획.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제안하거나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성해야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둘째, 학교-지역사회-기관 간 연계 강화. 프로그램이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기관과 연결되어야 교육 효과가 커집니다. 셋째, 피드백 시스템. 실제 참여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가 있어야 정책도 진화할 수 있습니다.
서울은 정책 기획 능력과 자원이 풍부한 도시입니다. 이를 실제 청소년들의 삶에 효과적으로 녹여내기 위해서는 ‘실행 방식’과 ‘전달 채널’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서울 청소년 경제교육은 분명 잠재력도 많고 기회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학교마다 다른 격차, 인프라 활용 미비, 정책 전달의 문제로 인해 그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경제교육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교육은 누가 더 많이 아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이해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 청소년이 모두 경제를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실천이 절실히 필요합니다.